편측무시(hemispatial neglect)의 치료
안녕하세요, 닥터 스피드 입니다.
오늘은 공부하다가 편측 무시(hemispatial neglect)의 치료에 대해 다룬 논문을 보게 되어 공부하면서 논문 리뷰를 해보려 합니다.
'편측무시' 라는 것에 대해 우선 설명드리자면, 뒤에서 다시 자세하게 말씀 드리겠지만 주로 오른쪽 뇌에 문제가 생긴 경우 발생하는 '문제가 생긴 뇌의 반대편에 대한 자극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 정도로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겠네요.
2009년에 대한뇌신경재활학회지에 실린 논문입니다.
서론
이전의 연구에서 Heilman 등은 편측무시(hemispatial neglect)를 "failure to report, respond, or orient to novel or meaningful stimuli presented to the side opposite a brain lesion, when this failure cannot be attributed to either sensory or motor defects" 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이 말은 "한쪽 뇌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그로 인해 감각이나 운동 기능에 문제가 없으면서 반대편에 대한 자극에 반응을 보이지 못하는 상태"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네요.
그러나 저자에 의하면 "편측무시(neglect)"는 여러 다양한 병태생리적 원인에 의하여 발생하고, 또한 그 증상도 다양한 양상으로 발현되는 일련의 복합 증후군이라 할 수 있어서 이를 정확히 정의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편측무시는 다양한 형태의 뇌질환에 의하여 발생되는데, 특히 주로 비우성반구(우측 대뇌반구)에 병변이 발생하는 경우 동반됩니다. 우측 대뇌반구의 뇌졸증 환자에서 편측무시의 발현율은 13~81%로 연구자들에 따라 다양하게 보고되는데, 일반적으로 우측 대뇌반구 뇌졸중 환자의 2/3 정도에서 편측무시가 동반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뇌졸중 환자에서 편측무시는 근력의 저하 정도에 비하여 앉거나 서는 자세에서 균형을 잡기 어렵게 하고, 낙상 등의 위험이 증가하게 하며, 일상생활 수행 시 커다란 장해를 초래하게 되어 재활치료의 효과를 떨어뜨려 최종적인 기능 회복 정도를 크게 저하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편측무시에 대한 적절한 치료는 재활치료프로그램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죠.
이 논문에서는 당시 제시되고 있던 치료방법들을 살펴보고 그 효과를 분석한 연구결과들을 정리하여 실제 임상에서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치료방법은 무엇이며, 그 적용 방법은 어떠한지 알아보고자 작성되었다고 합니다.
본론
1.치료 전략 수립
편측무시는 복합적인 원인에 의하여 유발되므로 그 치료방법 또한 하나의 정례화된 치료방법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치료 전략에 따라 여러 가지의 치료방법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저자는 다양한 치료방법 분류 중에서 pierce 등이 2002년에 발표한 편측무시에 대한 치료방법의 분류가 이해가 쉬울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하며 논문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분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I. Treatment Targeting Arousal Deficits
1) Dopamine agonist therapy
2) Phasic alerting treatment
II. Treatment Targeting Dificient Visual Attention
Scanning treatment with/without computer
III. Treatments Targeting Spatial Representation Deficits
1) Hemisperic activation approaches
2) Constraint-induced therapy
3) Treatments targeting intact dorsal stream function
4) Mental imagery training
5) Prism treatment
6) Eye patching and hemispatial glasses
7) Caloric stimulation
8) Optokinetic stimulation
9) Neck vibration therapy
10) Trunk rotation therapy
각각에 대해서는 이후에 하나씩 설명 드릴 예정입니다.
2. 약물 치료
편측무시에 대한 약물치료는 주로 각성(arousal)을 증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데, 대표적으로 도파민제제와 노르아드레날린제제가 사용됩니다.
연구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Bromocriptine, Apomorpine, Methyphenidate, Carbidopa/Levodopa, Amantadine 등이 효과적인 것으로 발표되고 있고, 더불어 글루타메이트제제, 세로토닌제제 등도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약제들은 cortico-limbic-reticular pathway를 활성화시키므로써 그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실제로 저도 환자들에게 각각 다 사용해 본 약물들이고, 환자의 각성을 위해 Methyphenidate 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3. 각성(Arousal) 및 주의력(Attention) 증진
각성과 주의력을 증진시키는 방법으로는 무시측에 대하여 외부적인 청각, 시각적인 자극을 주는 방법을 사용하거나 또는 치료실에서 고식적방법이나 컴퓨터를 이용하여 시각적 스캐닝을 증진시키는 치료방법들이 효과적으로 시도되고 있습니다.
스캐닝 치료법은 특별한 치료도구 없이 간단한 "연필과 종이 과제" 만을 이용하여 치료자의 도움 하에 고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치료방법으로 현재까지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들은 치료전 후 단기적으로 편측무시 검사상에는 호전을 보이지만, 장기적인 효과나 실제 생활에서의 호전에 대한 효과는 아직 불분명 하다고 합니다.
4. Spatial representation 증진(어떤 물체가 특정한 공간 전환을 했을 때 그 물체를 상상하는 능력 키우기)
또 다른 치료접근법은 무시측의 "representation"을 증진시키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이를 위하여 다양한 치료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는데, 마비측의 상하지에 대한 자극을 통하여 우측 대뇌반구의 활성화를 유도하는 방법과 마비측에 대한 다양한 자극기법(Caloric stimulation, Optokinetic stimulation, Neck vibration, Electrical stimulation of neck)을 통한 치료방법, 그리고 눈가리기법을 이용하여 무시측으로 시야를 유도하는 방법, 프리즘을 이용하여 무시측의 representation이 좋아지도록 하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건측(우측) 억제운동치료도 편측무시를 호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 경부 자극(Neck vibration, Neck electrical stimulation)
경부자극법의 효과는 무시측에 대한 단순한 외부자극으로 주의력이 향상되어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무시측 공간의 representation의 증진을 유도함으로써 효과를 나타내는 치료방법입니다. 즉, 목 뒤쪽의 좌측에만 진동 또는 전기자극을 가하면 왼쪽 뒷목 근육의 길이가 변화되어 근방추체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체내에서 머리와 몸의 균형 및 위치감각에 변화가 유도되어 인체는 자기의 몸이 반대편(우측)으로 편향되어있다고 느끼게 되고, 스스로 중심선을 동측(좌측)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좌측 편측무시 환자에서 왼쪽 뒷목에 진동이나 전기자극을 실시하면 왼쪽에 대한 시공간지각이 증가되는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2) 눈가리기법
안대나 안경을 이용하여 우측의 시야를 가리는 방법이 편측무시의 치료방법의 하나로 임상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측의 시야를 가리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로, 오른쪽 한쪽 눈 전체를 가리는 방법과 양쪽 눈의 오른쪽 시야 절반을 각각 가리는 방법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연구들에 의하면, 오른쪽 눈을 전체 가리는 방법은 거리감이 상실되어 환자들에게 불편감을 주며, 그 효과도 미흡하기 때문에 양쪽 눈의 오른쪽 시야 절반을 가리는 방법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발표되고 있습니다.
또한 눈의 편측주시는 상측소구(superior colliculi)의 자극에 의하여 일어나는데, 이는 반대측성으로 우측 상측소구가 자극되면 좌측으로 편측주시가 일어나고, 좌측 상측소구가 자극되면 우측으로 편측주시가 일어남을 말합니다.
→ 뇌의 상측소구(superior colliculi)라는 곳이 자극되면 반대편을 주시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논문에서는 위 그림을 이용하여 각각 방법에 대한 효과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림 A는 눈을 가리지 않은 상태를 보여줍니다. 이 상태에서는 양쪽 상측소구(superior colliculi)로 동일하게 자극이 들어가게 됩니다.
그림 B는 오른쪽 눈을 완전히 가린 상태를 보여줍니다. 이 경우 왼쪽 눈으로만 자극이 들어가게 되고, 이로 인해 왼쪽 눈에서 오른쪽 상측소구(superior colliculi)로 가는 자극만이 오른쪽 상측소구를 자극하게 됩니다.
그림 C는 양쪽 눈의 오른쪽 절반을 가린 상태를 보여줍니다. 이 경우 양쪽 눈으로 오른쪽 상측소구(superior colliculi)로 가는 자극만 들어오게 되고, 그림 B와 같이 오른쪽 눈을 완전히 가린 상태보다 2배 많은 자극이 오른쪽 상측소구로 가게 됩니다.
→이렇게 설명하며 저자는 양쪽 눈의 오른쪽 시야 절반을 가리는 방법이 효과적으로 편측무시를 치료하는 방법임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3) 프리즘 안경
편측무시의 치료에 관한 연구들에서 가장 많이 다루어지고 있고, 그 효과도 충분히 입증되고 있는 치료방법 중의 하나가 프리즘안경치료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치료방법 역시 무시측(좌측)의 감소된 representation을 증진시키는 방법입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좌측이 두꺼운 프리즘안경을 착용하면, 시공간이 오른쪽으로 편향되어 보이므로, 인체는 이를 보상하기 위하여 중심선을 좌측으로 이동하게 되고, 이러한 효과는 프리즘안경을 벗고 난 이후에도 일정기간 지속되게 됩니다.
여러 연구자들이 관련 연구를 하였는데, 그 중 Frassinetti 등의 연구에 의하면, 우측 대뇌 반구에 문제가 생긴 환자들에게 20분간 프리즘안경을 착용하고 보상훈련을 실시하였는데, 하루 2회 씩 총 2주간 시행한 후, 치료 종료 후 5주째까지 치료 효과가 지속됨을 보고하였다고 하니 프리즘안경을 사용한 편측무시 치료가 효과적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 그림을 설명하자면, 왼쪽이 두꺼운 프리즘 안경을 착용하면, c 위치에 있는 물체가 b 위치에 있는 것으로 환자가 인식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환자는 시공간이 오른쪽으로 이동해 있는 것으로 인지하게 되고, 편측무시로 인해 무시되던 왼쪽의 일부가 오른쪽에 있는 것으로 환자에게 받아들여져 왼쪽에 있는 물체까지 인지하게 만드는 치료 방법입니다.
5. 최신 치료 방법
이 논문이 작성된 시점인 2009년에는 연구가 진행되는 중이었던 가상현실을 이용한 치료, 반복 경두개 자기자극(rTMS)를 이용한 치료 방법이 최신 치료 방법으로 이야기 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가상현실을 이용한 치료는 아직 연구단계 이지만, 반복 경두개 자기자극(rTMS)를 이용한 치료 방법은 실제로 환자들을 치료하는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반복 경두개 자기자극(rTMS)를 이용한 치료 방법은 고빈도(5Hz 이상)의 자극을 대뇌피질에 주면 활성도가 증가하고, 저빈도 (1Hz 이하))의 자극을 대뇌피질에 주면 활성도가 감소하는 현상을 이용하여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다쳐서 활성도가 떨어진 쪽의 활성도를 증가시키거나, 다친 쪽의 반대편이 과활성화 되어 있는 것을 활성도를 감소시키는 방법으로 좌우 균형을 맞춰주는 식으로 치료하고 있습니다.
반복 경두개 자기자극(rTMS)를 이용한 치료 방법은 효과가 좋기는 하지만, 비급여 치료인데다 비용이 비싸 환자들에게 자주 권하지는 않지만, 아직까지 제가 직접 참여한 경우 환자들은 대부분 증상이 좋아지는 것을 확인 했습니다.
6. 치료 시 고려 사항
편측무시의 치료과정 중에는 몇 가지 주의하고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습니다. Barrett등의 연구에 의하면 편측무시 환자의 치료과정 중에는 편측무시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는 약물의 사용 여부를 반드시 점검하라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특히, 도파민차단제, 진정제, 항불안제, GABA 제제, 벤조디아제핀, 항콜린제 등이 편측무시를 조장할 수 있는 중요약물로 제시되고 있고, 치료 중에 이러한 약물의 사용에 대하여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또한, 자극박탈(stimulus deprivation)에 의해서도 편측무시가 악화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시측의 팔다리에 부종 치료를 위하여 압박스타킹을 오래 착용하거나 보조기의 무분별한 착용도 편측무시를 조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더 나아가, 현재 치료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 중에도 이러한 자극박탈로 인하여 오히려 무시 현상을 조장할 수 있는데, 눈가리기 치료법을 시도한 후 오히려 무시현상이 더 악화되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앞서 제시한 치료방법들을 잘못 적용하였을 경우도 부정적인 결과가 초래될 수 있으므로 치료 과정 중에는 항상 효과에 대한 평가-재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 합니다.
결론
편측무시에 대한 치료는, 지금까지 발표되고 있는 객관적인 치료효과 분석에 대한 논문들을 종합해 보면, 비우성(우측) 대뇌반구 손상 환자는 반드시 "perception"을 회복 증진 시키는 치료가 필요하며 포괄적 재활치료에 의하여 의미있게 호전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각각의 치료법들은 그 한가지 방법만으로는 효과에 대하여 충분한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치료방법들이 포괄적으로 적절히 프로그래밍 되어 이루어져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즉, 편측무시는 복잡한 신경병태생리에 의하여 유발되므로 실제 임상에서는 이를 치료하기 위하여 환자에게 가능한 많은 치료방법들을 다양하게 적용하여 적극적으로 치료하고자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마지막으로 저자는 강조하고 있습니다.
눈가리기법과 프리즘 안경 착용을 약물치료와 병행하는 것이 현재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치료법입니다.
효과적인 눈가리기법인 양쪽 눈 오른쪽 시야 차단의 경우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안경의 오른쪽 절반을 까만색 테이프로 막아 눈가리기법을 위한 안경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치료비에 대한 부담이 덜한 경우라면, 반복 경두개 자기자극(rTMS) 치료는 외래에서도 가능하므로 시도해 보시는 것을 개인적으로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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