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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모음 - 사랑시 이별시 감성시 내가 좋아하는 시, 시집 추천 2

by 닥터스피드 2022. 8. 20.

안녕하세요. 닥터스피드입니다.

 

지난번 시 추천 글을 쓰면서 다시 시들을 찾아읽었는데, 그 이후 꾸준히 시들을 더 찾아 읽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동안 읽었던 시들 중에서 좋았던 시들을 모아 다시 한 번 좋은 시들을 추천해드리려고 합니다.

 

많이 알려진 시인들의 유명한 사랑시들도 좋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시인들의 유명하지 않은 시도 좋은 것들이 참 많더라구요.

 

그럼 지금부터 시작 해보겠습니다.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파블로 네루다



그대는
해질 무렵
붉은 석양에 걸려 있는
그리움입니다
빛과 모양 그대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름입니다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부드러운 입술을 가진 그대여,
그대의 생명 속에는
나의 꿈이 살아있습니다
그대를 향한
변치 않는 꿈이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사랑에 물든
내 영혼의 빛은
그대의 발밑을
붉은 장밋빛으로 물들입니다

오, 내 황혼의 노래를 거두는 사람이여,
내 외로운 꿈속 깊이 사무쳐 있는
그리운 사람이여,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그대는 나의 모든 것입니다

석양이 지는 저녁
고요히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나는 소리 높여 노래하며
길을 걸어갑니다

사랑하는 그대여,
내 영혼은

그대의 슬픈 눈가에서 다시 태어나고
그대의 슬픈 눈빛에서 다시 시작됩니다

 

 

 

파블로 네루다라는 시인은 사실 생소한 외국 시인일 수 있습니다.

간단한 설명을 위키에서 가져왔습니다.

 

"파블로 네루다는 칠레의 시인이자 사회주의 정치가이다. 본명은 네프탈리 리카르도 레예스 바소알토(Neftalí Ricardo Reyes Basoalto)이다. 연애 시를 많이 남겼으며 그 외에도 다양한 스타일로 시를 썼다. 사회주의자라서 평생동안 정치적 망명을 여러군데 다녔다. 1971년 노벨상을 수상했다.
파블로 네루다는 20세기 가장 대표적인 시인들 중 하나로 손꼽히며, 그의 시는 여러 나라 말로 번역되었다. 그의 문체는 매우 다양한데, 성적인 표현이 많은 사랑 시들 (흰 언덕 같은)과 초현실적인 시들, 역사적인 서사시와 정치적인 선언문들이 포함된다. 콜롬비아의 소설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어떤 언어로 보나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시인이다"고 했다.

 

겨울 사랑

박노해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뜻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낼 수 있겠느냐

나 언 눈 뜨고 그대를 기다릴 수 있겠느냐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 없다면

추워 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어리고

내 언 몸을 녹이는 몇 평의 따뜻한 방을 고마워하고

자기를 벗어버린 희망 하나 커 나올 수 있겠느냐

 

아아 겨울이 온다

추운 겨울이 온다

떨리는 겨울 사랑이 온다

 

박노해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中-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박노해

 

 

안데스 산맥의 만년설산

가장 높고 깊은 곳에 사는

께로족 마을을 찾아가는 길에

 

희박한 공기는 열 걸음만 걸어도 숨이 차고

발길에 떨어지는 돌들이 아찔한 벼랑을 구르며

태초의 정적을 깨뜨리는 칠흑 같은 밤의 고원

 

어둠이 이토록 무겁고 두텁고 무서운 것이었던가

추위와 탈진으로 주저앉아 죽음의 공포가 엄습할 때

 

신기루인가

멀리 만년설 봉우리 사이로

희미한 불빛 하나

 

산 것이다

 

어둠 속에 길을 잃은 우리를 부르는 

께로족 청년의 호롱불 하나

 

이렇게 어둠이 크고 기은 설산의 밤일지라도

빛은 저 작고 희미한 등불 하나로 충분했다

 

지금 세계가 칠흑처럼 어둡고

길 잃은 희망들이 숨이 죽어가도

단지 언뜻 비추는 불빛 하나만 살아 있다면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세계 속에는 어둠이 이해할 수 없는

빛이 있다는 걸 나도 알고 있다

거대한 악이 이해할 수 없는 선이

야만이 이해할 수 없는 인간정신이

패배와 절망이 이해할 수 없는 희망이

깜빡이고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그토록 강력하고 집요한 악의 정신이 지배해도

자기 영혼을 잃지 않고 희미한 등불로 서 있는 사람

어디를 둘러 보아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 시대에

무력할지라도 끝끝내 꺾여지지 않는 최후의 사람

 

최후의 한 사람은 최초의 한 사람이기에

희망은 단 한 사람이면 충분한 것이다

 

세계의 모든 어둠과 악이 총동원되었어도

결코 굴복시킬 수 없는 한 사람이 살아 있다면

저들은 총체적으로 실패하고 패배한 것이다

 

삶은 기적이다

인간은 신비이다

희망은 불멸이다

 

그래, 희미한 불빛만 살아 있다면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박노해 시집 -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中-

 

 

 

첫 걸음마 하는 아이처럼

박노해



그냥 걸어라
첫 걸음마 하는 아이처럼

그냥 걸어라
상처도 두려움도 모르는 아이처럼

그냥 걸어라
금기도 허락도 모르는 아이처럼

걷다 넘어지면 울고
울다 일어나 다시 걸어라

걸어오는 길들이 너를 이끌어주고
여정의 놀라움이 너를 맞아주리니

네 영혼이 부르는 길을 그냥 걸어라

박노해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 中-

 

 

 

 

사랑은 끝이 없다네

박노해

 

 

사랑은 끝이 없다네

사랑에 끝이 있다면
어떻게 그 많은 시간이 흘러서도
그대가 내 가슴속을 걸어 다니겠는가

사랑에 끝이 있다면
어떻게 그 많은 강을 건너서도
그대가 내 마음에 등불로 환하겠는가

사랑에 끝이 있다면
어떻게 그대 이름만 떠올려도
한순간 그날들로 나를 데려가겠는가

눈이 부시게 푸르던 우리 가난한 날에
눈보라 치는 밤길을 함께 걸었던
뜨거운 그 숨결이 이렇게나 생생한데

너는 이제 잊었다 해도
눈물 어린 그 얼굴 애틋한 그 눈빛이
오늘도 내 가슴에 별빛으로 흐르는데

나에게 사랑은
한계도 없고 패배도 없고
죽음마저 없는 것

사랑은 늘 처음처럼
사랑은 언제나
시작만 있는 것

사랑은 끝이 없다네

박노해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 中-

 

 

박노해 시인에 대해서는 제가 잘 몰라서 박노해 시인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았습니다.

아래 설명은 위키에서 가져왔습니다.

 

대한민국의 시인, 노동운동가, 사진작가.
1984년 27살에 쓴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은 금서였음에도 100만 부가 발간되었으며 이때부터 '얼굴 없는 시인'으로 불렸다. 1991년 사형을 구형받고 환히 웃던 모습은 강렬한 기억으로 새겨졌다. 무기수로 감옥 독방에 갇혀서도 독서와 집필을 이어갔다. 7년 6개월 만에 석방된 후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복권되었으나 국가보상금을 거부했다. 그후 20여년간 국경 너머 가난과 분쟁의 땅에서 평화활동을 펼치며 현장의 진실을 기록해왔다.

수많은 독자들의 “인생 시집”이 된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이후 12년 만인 2022년 5월 신작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가 출간됐다.

 

내 눈빛을 꺼주소서

라이너 마리아 릴케

 


내 눈빛을 꺼주소서, 그래도 나는 당신을 볼 수 있습니다.
내 귀를 막아주소서,그래도 나는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발이 없어도 당신에게 갈 수 있고,
입이 없어도 당신의 이름을 부를 수 있습니다.
내 팔을 부러뜨려주소서, 나는 손으로 하듯
내 가슴으로 당신을 끌어안을 것입니다.
내 심장을 막아주소서, 
그러면 나의 뇌가 고동칠 것입니다.
내 뇌에 불을 지르면, 나는 당신을
피에 실어 나르겠습니다.

 

 

 

소녀의 기도

라이너 마리아 릴케

 

 

그 언젠가 그대가 나를 보았을 때엔

나는 너무도 어렸습니다.

그래서 보리수의 옆가지처럼 그저 잠잠히

그대에게 꽃피어 들어갔지요.

너무도 어리어 나에겐 이름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대가 나에게 말하기까지

나는 그리움에 살았었지요.

온갖 이름을 붙이기에는 내가 너무나 큰 것이라고.

이에 나는 느낍니다.

내가 전설과 오월과 그리고 바다와 하나인 것울,

그리고 포도주 향기처럼

그대의 영혼 속에선 내가 풍성한 것을...

 

 

석상의 노래

라이너 마리아 릴케

 

 

소중한 목숨을 버릴만큼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은 누구일까.

나를 위하여 누군가 한 사람 바다에 익사한다면

나는 돌에서 해방되어

생명체로, 생명체로 되살아나는 것이다.

 

이렇게도 나는 끓어오르는 피를 그리워한다.

그러나 돌은 너무 조용하기만 하다.

나는 생명을 꿈꾼다. 생명은 참으로 좋은 것이다.

나를 잠깨울 수 있는 만큼

용기를 가진자는 아무도 없는가.

 

그러나 언젠가 내가, 가장 귀중한 것을 내게 주는

생명을 갖게 된다면.

 

 

살로메에게 바치는 시

라이너 마리아 릴케

 

내 눈을 감기세요

그래도 나는 당신을 볼 수 있습니다.

 

내 귀를 막으세요

그래도 나는 당신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발 없이도 당신에게 갈 수 있고

입이 없어도 당신의 이름을 부를 수 있습니다.

 

심장을 멎게 하세요

그럼 나의 뇌가 심장으로 고동칠 것입니다.

 

당신이 나의 뇌에 불을 지르면

그 때는 당신의 핏속에 실어 나르렵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무려 어렸을 적 한컴타자연습에 그 시가 실릴 만큼 한국인에게도 유명한 해외 시인입니다.(요즘 한컴타자연습에는 없다고도 하네요)

라이너 마리아 릴케 하면 사실 사랑시들이 많이 떠오르는데, 이 시인은 죽음마저도 극적인 것으로 유명합니다.

 

"장미 가시에 찔려 죽은 시인" 이라고도 하죠.

릴케는 장미 가시에 찔리면서 가시에 묻어 있던 파상풍균에 감염 되어 사망했다고 합니다.

 

릴케는 죽기 1년 전인 1925년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듯이 유언장을 작성합니다.

다음은 그의 유언장에 자신의 묘비를 위해 직접 지어 놓은 비문입니다.

 

Rose,

oh reiner Widerspuch, Lust

Niemandes Schlaf zu sein unter so viel Lidem.

 

장미,

오, 순수한 모순, 그렇게

많은 눈꺼풀 아래 누구의 잠도 되지 않는 기쁨.

 

 

 

오늘도 제가 좋아하는 시들을 추천해 보았습니다.

 

찾아서 읽다보니 좋은 시들이 참 많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됩니다.

한동안 또 찾아서 읽어보다가 좋은 시들이 많이 모이면 다시 한번 추천글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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