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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단기 연수] 로마린다 병원 재활의학과 참관 - 첫째날

by 닥터스피드 2022. 11. 14.

안녕하세요! 닥터스피드입니다.

 

  오늘은 예상치 못하게 빨리 시작하게된 연수 첫날 후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원래 예정은 목요일 도착, 금요일 오리엔테이션, 그 다음주 월요일 첫 출근이었으나 담당자의 과도한 열정으로 인하여  도착 당일 바로 오리엔테이션 진행 후 금요일부터 첫 출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참관했던 곳은 Loma linda hospital의 department of Physical Medicine of Rehabilitation로 로마린다병원 재활의학과 입니다.

 

https://lluh.org/locations/loma-linda-university-medical-center

 

 

Loma Linda University Medical Center | Loma Linda University Health

Loma Linda University Medical Center includes the adult tower on the Dennis and Carol Troesh Medical Campus, the Cloverleaf Tower and the Schuman Pavilion. Our academic medical center is recognized as a leader in healthcare, including pioneering work in fi

lluh.org

  Loma linda hospital의 physical medicine and rehabilitation department에서는 위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한데, 사실 저는 sports therapy를 가장 보고 싶었으나 familiy medicine department에서 sports rehabilitation을 담당하고 있다고 하여 아쉬운대로 척수손상 (Spinal cord injury) 환자 care 및 외상성 뇌손상(Traumatic brain injury) 환자 care 를 일주일씩 참관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첫째주로 예정 되어있던 척수손상 파트로 출근하게 되었는데, 막연하게 이야기 듣기만 했던 미국의 의료 시스템을 참관해볼 수 있다는 것에 아주 설렜었죠.

 

  우선 미국은 한국과는 조금 시스템이 달라 의대로 바로 입학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의전같이 대학을 우선 졸업한 후 medical school(의전)에 입학해 4년간 학교생활을 하고 resident를 바로 하게 됩니다. 그리고 한국의 인턴 과정을 M4(의전 4학년)때 각 과를 돌면서 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과를 정해서 resident 과정으로 들어가고 나면, PGY1(post-graduate year 1)이라고 한국으로 치면 레지던트 1년차로 시작하게 되는데 이때 본인이 지원한 과의 업무를 바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보통 내과나 외과를 1년동안 수련받으며 환자를 돌보는 기본적인 지식들을 다시한번 체득한 후 PGY2가 되면 본격적으로 본인 전공 과목의 수련을 받게 됩니다. 한마디로 재활의학과 레지던트에 합격하고 나면, 재활의학과 전문의 (specialist)가 되기 전까지 3년의 수련 기간이 있는 것이지요. 이렇게 보면 한국의 몇몇 과에서 수련 과정을 3년으로 줄인 외과, 내과, 가정의학과 들도 (미국식으로 수련을 받을 수 있다면) 절대적인 시간은 부족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한국 레지던트들의 과도한 업무(지식을 쌓기보다는 이런저런 일들이 많은 것)들 때문에 3년 안에 충분한 수련이 될 지 모르겠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정말 다행이었던 것이 제가 전형적인 한국식 영어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 listening은 어느정도 되나 speaking이 좀 부족하여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으면 어떡하나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실습 나온 M4(의전 4학년)이 한국인이어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거기다 그 학생이 재활의학과 레지던트 지원 예정자여서 서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Covid-19 때문인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으나 한국과 또 달랐던 점은 아침에 과 사람들이 다같이 모이는 것 없이 각 팀 별로 따로 모여 회진을 돈 후 각자 할일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의 경우 많은 병원에서 아침에 전날 입원환 환자에 대한 신환발표 및 여러 학술활동 등을 위해 다같이 모이는 자리가 존재하는데, 정말 각자 할 일만 딱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레지던트를 하면서 주치의를 보는 기간 동안 적게는 20명 정도의 환자를 케어했었고, 많을 때는 50명의 환자도 케어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미국의 경우 워낙 의료비가 고가이기도 하고, 환자 한명 한명을 보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고 하여(그렇게 해도 충분히 병원이 망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얼마나 차이가 날지 사실 궁금했었는데, 출근 첫날 확인한 척수손상 팀의 입원 환자는 8명이었습니다. 참관을 하는 기간 동안 4명~8명 정도의 입원환자가 재원중인 것을 확인하고, 이렇게 적은 환자를 진료한다면, 그만큼 환자들의 상태를 꼼꼼하게 체크하고 보다 더 환자들에게 신경을 써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 부럽더라구요.

 

  물론 이런 시스템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그만큼 환자분들이 많은 금액을 의료비로 지출해야 하긴 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비정상적인 수가구조로 인하여 많은 환자를 보지 않으면 병원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기형적인 구조 때문에 보다 더 세밀한 케어를 받지 못하는 이전 제 담당 환자들이 떠오르며 좀 씁쓸했습니다. 솔직히 50명의 환자를 한명이 케어한다고 하면, 주치의 한명이 24시간을 안쉬고 일한다고 해도 한사람당 28분 정도밖에 투자할 수 없습니다. 모든 환자의 자리, 이름, 병명, 전날 혹은 당일 새벽에 한 검사 결과를 레지던트가 외우고 있는 것이 사실 기적적이죠.

  

 8시 30분에 시작된 회진은, 한국의 회진과는 매우 다르게 8명의 환자를 보는데도 3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대학병원에서 교수님 회진 때 한 사람당 길어야 3-4분정도 교수님을 보게 되는데, 한사람당 30분 혹은 그 이상을 투자하여 매일매일 환자의 상태를 꼼꼼하게 체크하고 처방을 변경하는 것을 보면서 솔직히 많이 부러웠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진료하면 병원이 아주 빠르게 망할겁니다.

 

 회진을 돌며 Staff(교수)는 환자와 대화하면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그날그날 해야 할 검사를 지시하고, 경과기록을 작성합니다. 레지던트는 인턴과 함께 환자의 그날 전신적인 근력, 반사, 통증 등 상태를 파악하는 검사를 시행하고, 처방을 수정합니다. 상처가 있어 상처 관리(dressing)이 필요한 경우 회진때 인턴과 레지던트가 그것을 그 자리에서 해결합니다.

 

  첫날 회진을 돌며 아주 큰 문화충격을 받았습니다. 물론 보험이 없다면 한국과 의료비가 적게는 10배, 많게는 100배 이상까지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런 것이 가능하겠지만, 돈을 떠나 환자를 케어하는 것만 생각한다면 아주 이상적인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날 참관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군대에 가서 USMLE(미국의사시험)을 준비해 군대를 마친 후 미국으로 와서 의사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부터 나도 이런 환경에서 진료를 하고 싶다는 생각, 한국은 어디서부터 잘못되서 어떻게 고쳐야 보다 더 환자들이 좋은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될까 라는 생각까지 생각이 많아지는 하루였습니다.

 

 

미국 단기 연수에 대한 다음 글에서는 하루단위가 아니라 좀 묶어서 정리해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날에 겪었던 문화충격이 너무 커서 첫날 글이 너무 길어져버렸네요.

 

그럼 다음 글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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