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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단기 연수] 로마린다 병원 재활의학과 참관 - 첫째주 1

by 닥터스피드 2022. 11. 14.

안녕하세요! 닥터스피드입니다.

 

  오늘은 상당한 문화충격을 받았던 첫날, 그 이후 참관 후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사실 그 이후로도 많은 문화충격이 있었습니다.

  첫째 날 맛보기 참관이 끝난 이후 주말을 보내고, 본격적인 참관이 시작되었습니다.

  입원환자가 8명이었던 SCI팀은 월요일이 되니 두 명이 더 퇴원하여 6명까지 환자 숫자가 줄어들었고, 첫째 주 기간 동안 4명까지 입원환자가 줄어들기도 했습니다. 환자 숫자가 워낙 적다 보니, 주치의는 오전에 입원환자를 세심하게 케어하고 나서 할 일을 다 하고 퇴근하더라도 2~3시쯤에는 퇴근할 수 있더라고요.

 

  2~3시에 퇴근하는 레지던트 3년차라니. 이런 일이 존재할 수 있는가 싶었습니다. 병동 당직도 없고, 집에서 환자들에 대한 콜만 받으면 된다고 하여(Home call duty) 정말 부러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이 정도 업무강도면 레지던트 한번 더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로마린다 병원 재활의학과 레지던트의 하루 일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아침에 출근하여 M4(의대 4학년)가 회진 전 prerounding 돌았던 내용에 대한 보고를 받고
  • 팀 별로 회진 시간이 다르지만 대략 7시 30분에서 8시 30분에 병동 회진을 시작하여 오전에는 회진 및 병동 환자 처방 변경/ 경과 기록 작성 등의 일을 합니다.
  • 점심시간에는 주 3회 conference가 있어서 Staff들의 강의를 듣고
  • 오후에는 외래 참관 일정이 있는 경우 외래 참관, 없는 경우 남은 일 마무리 및 퇴근

정말 아름다운 일과표입니다.

심지어 저는 일주일 동안 참관하면서 레지던트 4년차들의 얼굴은 한 명도 보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여유로운 레지던트 업무 강도를 자랑하는 로마린다 병원 재활의학과에는 한국에서는 웬만한 병원에서 갖추지 못하고 있는 많은 시설들을 갖추고 환자들에게 다양한 재활치료 및 보조기기/보장구 맞춤 제작을 해주고 있었는데, 병원 안에 자체 보조기기 및 보장구 제작실이 있어 기성 제품이 아니라 필요한 모든 환자들에게 맞춤 장비를  제공해주고 있었습니다.

  로마린다 병원 참관 이외에 국립 재활원 참관도 하고 난 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데,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할 수 있는 국립재활원에 있는 보장구/보조기기 제작실보다 더 많은 장비와 더 넓은 시설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사실 사진을 찍어와 병원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는데 참관 기간 중 사고를 당해 핸드폰이 부서져 사진이 남아 있는 것이 없어 안타깝습니다.

 

로마린다 병원 재활의학과 규모는 상당히 컸습니다. 아래 사진은 구글맵에서 확인되는 재활의학과 건물입니다. 확실히 땅이 큰 미국에서도 캠퍼스 타운이라 땅값이 저렴할 것 같은 동네라 그런가 병원 건물들이 굉장히 넓고, 저층이었는데 면적만 따지면 한국의 종합병원 정도 되는 크기의 건물들이 재활의학과를 위한 건물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사진에 같이 나오는 자동차 크기를 보시면 대략적인 건물 크기가 가늠이 되실 것 같습니다.

 

  로마린다 병원은 이런 건물부터, 첫날 글에 제가 첨부한 사진에 나온 것 같은 고층 건물까지 총 7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는 큰 규모의 병원이었습니다.

  그리고 Loma Linda University 아동 병원은 거의 130만 명의 캘리포니아 청소년(San Bernardino, Riverside, Inyo 및 Mono 카운티)을 위한 유일한 아동 병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더 규모가 큰 것 같습니다.

 

  글을 작성하며 추가로 검색하다 알게 된 사실인데, 2021년 중앙일보 기사를 보면, 메인 빌딩을 짓는데만 15억 달러가 들었다고 합니다. 현재 환율로 계산해보면 1985197310084원. 1조 9천억 정도 들었다는 것인데.. 기사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금액이네요. 제가 다녔던 학교 병원은 양성자 치료기를 영업하러 온 영업사원에게 양성자 치료기 값이 250억 정도 한다는 설명을 듣고 병원 전체를 짓는데 250억 정도 들었다는 이야기를 하셨다고 병원장님이 말씀하셨던 기억이 떠오르며 역시 미국은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봅니다.

 

https://news.koreadaily.com/2021/08/04/society/generalsociety/9605190.html

 

로마린다 대학병원 건물 이전

로마린다 대학교 산하 데니스 & 캐롤 트로이시 메디컬 캠퍼스(사진)가 16층 규모의 신축 건물로 이전했다. 15억 달러를 들여 신축한 이 병원 건물에는 메디컬 센터와 어린이 병원도 곧 입주할 예

news.koreadaily.com

 

  불행하게도 재활의학과는 저 어마어마한 건물이 아니라 위 사진과 같이 비교적 오래된 건물에 위치하고 있기는 하지만, 내부 시설은 좋았습니다. 모든 환자가 1인실 아니면 2인실에서 치료를 받고, 제가 일하는 병원에서 80명의 재원환자가 재활치료를 받는 곳과 같은 규모의 재활치료실이 4,5곳이 있었습니다. 미국 서부의 재활의학과들이 입원환자 베이스가 아니라 외래 베이스로 운영된다고 하고, 외래 재활치료실이 훨씬 더 크기는 했지만 한국 병원들의 경우 입원환자와 외래환자가 섞여서 재활치료를 받음에도 그 규모가 작음에 비교가 많이 되었습니다.

 

  재활 치료실은 운동 치료실, 작업 치료실, 일상생활동작 치료실, 물리 치료실, 로봇 치료실, 스포츠 재활 치료실로 구성되어 있다고 들었지만, 로봇 치료실과 스포츠 재활 치료실은 안타깝게도 참관해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일상생활동작 치료실의 경우 병원 안에 30평형 아파트 같은 집을 세팅해 놓고, 장애가 발생한 환자들이 그 장애를 가지고도 일상생활동작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연습할 수 있게 꾸며져 있었던 것이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실제로 요리를 해 볼 수 있고, 설거지, 화장실 사용, 일반 침대 사용 등 병원에서 퇴원하고 나서 집으로 퇴원하여 맞닥뜨리게 될 일상생활이라는 생각보다 큰 벽을 병원에서 먼저 느껴보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설입니다.

 

  일상생활동작 치료실은 한국 병원의 재활의학과에도 많이 갖춰져 있는 시설입니다. 다만, 한국의 병원들은 대부분의 경우 공간상의 문제 및 수가 문제로(구비 비용 대비 환자에게 받을 수 있는 돈이 적어) 작업치료실 안에 작게 주방 및 화장실만 준비되어 있는 곳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일상생활동작 훈련 치료를 받으면, 작업치료사가 1대 1로 붙어 치료 시 병원이 받을 수 있는 돈은 23700원입니다.(건강보험 요양급여 항목 수가 표 참고) 이 23700원은 환자가 내는 돈이 아니라 환자가 내는 돈 + 건강보험이 병원에 지급하는 돈을 합한 액수입니다. 병원은 환자에게 이보다 많은 돈을 받아서도 안되며, 만약 받게 될 경우 의료법 위반으로 추후 아주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되기에 이 금액 안에서 환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해서 이런 서비스가 앞으로도 불가능할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첫 일주일 동안 참관을 하며, 미국과 같은 이런 치료를 한국에서도 환자들에게 해주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해줄 수 없는 것에 안타까움을 많이 느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외래 참관 후기와, 재활의학과 program director 분과 했던 면담에서 들었던 미국에서 재활의학과의 위상 및 지원시 경쟁률 등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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