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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 설명

욕창 이야기 -1 (욕창의 정의, 생기는 이유)

by 닥터스피드 2022. 12. 28.

안녕하세요! 닥터 스피드입니다.

 

  재활의학과에서 일하다 보면, 장기 입원 환자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요, 몸을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장기 입원환자 분들을 보다 보면 흔하게 보게 되는 문제가 바로 '욕창(pressure sore)' 입니다.

  '욕창(pressure sore)'은 재활의학과에서 아주 중요하게 보고 있는 마비 환자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손상으로, 무려 재활의학과 교과서에서 하나의 챕터로 따로 다루고 있을 정도입니다. 

 

  또, 보호자 분들이 가장 이해하기 힘들어 하시면서도 발생시 재활치료를 중단해야 하기에 걱정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 '욕창(pressure sore)'에 대해서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내용이 길기에 여러개의 글로 나누어서 설명할 예정인데, 이번 글에서는 욕창의 정의, 생기는 이유에 대해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글 역시 '재활의학과 한글 교과서 1판(2020)'을 기반으로 하여 정리할 예정입니다.

  의료인을 위한 설명 뒤에 보호자분들을 위한 설명을 같이 쓸테니 앞부분만 읽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뒤로가기를 누르지 마시고 '쉽게 설명하자면' 이라는 부분까지 한 번 읽어보시면 이해가 잘 되실 겁니다. 

 

**재활의학과 교과서가 집필되던 시기에는 2016년 권고(guide line)가 가장 최신이었지만, 그 이후 2019년 권고(guide line)가 새로 나왔습니다. 영어로 된 파일이기는 하지만, 원하시는 분은 제일 아래 파일로 첨부 해 둘테니 다운 받아서 읽어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욕창이 뭔가요?

  욕창은 그동안 압박 궤양(pressure sore)라는 용어로 정의되어 왔습니다. 욕창의 정의와 단계는 National Pressure Ulcer Advisory Panel (NPUAP)의 권고를 따라 한국에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NPUAP는 2016년 욕창의 용어와 단계를 수정하여 발표했는데, 욕창을 압박 궤양(pressure ulcer)이 아닌 압박 손상(pressure injury)으로 정의를 변경하였고, 그래서 현재 NPUAP는 NPIAP로 단체 이름까지 변경하였습니다.

 

욕창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뼈의 돌출 부위 또는 의학 또는 기타 장치와 연관된 피부와 연부조직의 손상

  욕창의 평가 부분에서 욕창의 단계에 대해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욕창의 단계 중 1단계(stage 1)와 심부조직손상 의심(Suspected deep tissue injury)은 피부 표면에는 궤양이 없는 상태이나, 2~4단계는 피부 표면의 궤양이 동반된 상태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같은 부위에 지속적인 압박이 가해져서 그 부분에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영양분을 공급 받지 못한 조직이 죽어가는 것. 더 자극적이고 쉽게 이야기하자면, 환자분은 살아있는데 욕창 부분은 '썩어가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설명이 너무 자극적이었나요? 그런데 그것이 사실입니다. 사람이 살아 있는데 자기 몸의 일부가 썩어가고 있다면 얼마나 괴롭겠어요.. 그래서 재활의학과에서는 욕창이 발생한 경우 욕창 치료를 최우선으로 하여 시행하고 있습니다.

 

 

욕창이 왜 발생하는 거죠?

  욕창은 강도가 약하더라도 장기간 압력에 노출되거나, 강한 압력에 노출된 경우, 또는 압력과 함께 전단력에 노출될 때 발생한다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압력과 전단력에 버티는 연부조직의 내성은 피부의 습도, 영양상태, 관류 상태, 동반된 의학적 컨디션 및 연부 조직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압력은 눌리는 힘이고, 전단력은 밀리는 힘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편합니다. 

  우리도 오래 앉아 있다 보면 엉덩이가 베기거나 어디가 불편하거나 해서 자세를 바꾸잖아요? 그런데 마비 환자들은 그게 안됩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그 지속적으로 눌려서 불편감이 느껴지는 그 부위의 자극이 해결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1. 욕창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 압력

  욕창 발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압력(pressure)이며, 압력의 강도, 압력이 가해진 시간, 압력에 대한 연부 조직(살)의 저항성에 따라 욕창 발생이 결정됩니다. 일반적으로 일정 이상의 압력(32mmHg)에 2시간 이상 노출되면 비가역적인 괴사가 일어나게 됩니다. 아주 강한 압력에 노출되면 이보다 짧은 시간에도 욕창이 발생할 수 있고, 약한 압력이라도 이보다 오랜 시간 노출되면 욕창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조직에 강한 압력이 가해져 국소적으로 피가 통하지 않게 된 후에 그 압력이 제거되면, 조직에 혈류가 증가하면서 반사적 충혈이 발생하게 되고, 이는 피부에서 분홍색 혹은 붉은 색의 영역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이런 분홍색 혹은 붉은 색의 영역을 손으로 잠시 눌렀다 떼었을 때 색의 변화가 전혀 없다면 1단계의 욕창으로 정의하게 됩니다. 손으로 잠시 누르면 분홍색 혹은 붉은 색이 사라지며 피부 본연의 색을 나타내면 아직 조직 괴사가 진행되지 않은 가역적인 반사적 충혈 상태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피부의 궤양은 없지만 피부색이 변화된 1단계 욕창이나, 재활의학과 의사들이 임상에서 흔히 만나는 개방된 피부의 크기보다 그 하부 근육층의 괴사 범위가 더 넓은 욕창의 특성을 이해하려면 압력에 대한 연부 조직의 저항성 차이를 이해해야 합니다. 압력은 환자의 자세에 따라 돌출된 뼈 주변으로 집중되며, 이 압력은 연부 조직에 원뿔 모양으로 전달되어 피부보다는 그 하부 근육층에 더 넓은 범위에 압력이 전달 되게 됩니다.(아래 그림)

 

  쉽게 설명하자면, 겉으로 보이는 것 보다 사실 속이 더 많이 손상 되었는데, 그 특성을 이해하려면 압력에 대한 각 조직의 저항성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환자의 자세에 따라 환자가 받는 압력이 달라지게 되는데, 압력이 가해지는 부위로부터 안쪽으로 원뿔 모양으로 압력이 전달되기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 것 보다 내부의 손상이 더 크게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래 그림은 피부 및 연부조직에 전달되는 압력의 특성을 설명하는 그림입니다. 제일 아래 epidermis라고 적혀 있는 것이 표피, 그 아래 dermis가 진피, subcutaneous fat이 피하지방, muscle은 근육, bone은 뼈 입니다.

욕창에 발생에 압력이 작용하는 기전
피부 및 연부조직에 전달되는 압력의 특성

  

  피부의 특정 부위에 압력이 가해진 경우 위 그림과 같이 빨간 화살표 방향으로 그 압력이 전달되게 됩니다. 근육층부터의 손상을 심부조직 손상이라고 이야기 하며, 그 단계로 가기 전에 욕창이 처음 발생하는 연부조직 손상의 경우 32mmHg까지의 압력을 견딜 수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또한 피부는 모세혈관이 발달되어 있고, 대사 활동성이 낮아 압력에 대한 저항성이 강하지만, 근육은 대사 활동성이 높고 혈류 압박이 쉽게 되는 성질 때문에 압력에 취약합니다. 위에서 설명한 압력 전달의 특성과 피부와 근육의 압력에 대한 저항성 차이로 인해 피부에는 궤양이 없더라도 그 하부 근육층에서는 조직 괴사가 진행되고 있어 1단계 욕창이나 심부조직 손상 의심 단계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지요.

 

 

2. 전단력(밀리는 힘)

  전단력(shearing force)는 사실 이해하기 힘든 개념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피부를 바닥에 대고 밀면 피부에 밀리는 힘이 느껴지잖아요? 그 힘을 전단력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런 전단력은 주로 환자가 비스듬한 자세로 앉아있을 때 환자의 척추뼈와 근육층이 중력에 의해 침대와 맞닿은 상태에서 밀리는 힘이 발생하게 되어 환자의 욕창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전단력이 욕창 발생에 기여하는 과정
전단력이 작용하는 과정

  위 그림에서 설명하는 것과 같이 척추뼈와 심부 조직은 중력에 의해 아래로 내려가려고 하고, 침대나 의자와 닿아있는 피부는 제자리에 있으려고 해 두 조직 사이에 밀리는 힘이 작용하게 되어 손상이 발생하게 된다고 합니다. 연구에 의하면 전단력이 더해진 경우 일반적인 경우에 비해 1/6의 압력만 가해져도 피부 궤양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재활의학과 의사들은 보호자나 간병사들을 교육할 때 가능하면 환자를 아예 눕혀 놓거나 90도로 앉혀 놓으라고 이야기 합니다. (절대 보호자나 간병사들은 이 말을 듣지 않죠..)

 

 

3. 습기

  피부가 습한 상태로 유지되면 피부의 저항성을 떨어뜨려 압력이나 전단력에 쉽게 진피층 손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척수 손상 환자들의 실금, 실변 등이 피부의 습기를 높이는 원인이 됩니다. 그래서 경험이 많은 간병사나 보호자들은 환자의 체위를 변경해 주면서 욕창이 잘 생기는 부위인 엉덩이 쪽에 선풍기 바람을 쐬어주거나 부채질은 해서 최대한 건조한 상태로 유지하려고 합니다. 

 

4. 내부적 원인

1) 영양 상태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들은 욕창 발생의 위험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욕창의 회복 속도도 더뎌지게 됩니다. 욕창 발생의 위험도와 연관된 영양 표지자는 혈중 단백질, 알부민, 전알부민과 비타민 A,C,E, 아연 등의 미량원소입니다.

  혈중 단백질 수치는 6.4g/dL 미만, 알부민 수치는 3.5g/dL 미만일 때 욕창 발생 위험이 높아지며, 알부민보다 짧은 반감기를 갖는 혈중 전알부민(prealbumin)이 영양 상태 평가에 더 민감한 표지자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환자분이 잘 먹으면 욕창 발생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재활의학과에서는 욕창 발생 위험이 높거나 욕창이 이미 발생한 경우, 특히 경관식이(콧줄, 뱃줄 식사)를 진행하시는 분의 경우 단백질 함량이 높은 특수 제조 경관식을 드시도록 교육합니다.

 

  그러나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에게만 욕창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비만인 환자들 역시 욕창 발생의 위험이 증가합니다.(아이러니 하죠?) 비만인 경우 연부 조직에 더 많은 압력이 가해져 욕창 위험이 증가된다는 연구 보고도 있고, 반대로 과도한 지방조직이 쿠션 역할을 해줘 뼈의 돌출 부위에 부하되는 압력을 고르게 분포시켜 욕창 위험이 감소된다는 연구도 있기는 합니다. 

 

  결론은 '적정 체중을 유지하면서 잘 먹고 많이 운동(자발적, 수동적 무엇이던) 하는 것이 욕창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로 내릴 수 있겠습니다.

 

2) 빈혈

  척수손상환자를 포함한 만성 질환자들에서 만성 질환에 의한 빈혈과 부족한 영양 상태가 동반되면 욕창 발생의 위험이 증가되게 됩니다. 특히, 헤모글로빈 수치가 10mg/dL 이하인 경우에는 조직으로 산소를 전달하는 능력이 감소되어 욕창 회복의 속도가 더뎌지게 됩니다.

 

3) 콜라겐

  두껍고 강한 원섬유인 유형 1 콜라겐은 피부에 강한 인장 강도를 제공해주고, 얇고 약한 원섬유인 유형 3 콜라겐은 피부에 탄력성을 제공해줍니다. 척수손상환자의 경우에는 손상부위 이하에서 유형 1 콜라겐의 비율이 유형 3 콜라겐에 비해 감소하면서 피부가 압력에 취약해집니다. 

 

4) 체온

  체온증가는 심부 조직의 대사 요구량과 세포 산소 요구도를 높이게 되어 환자가 열이 나는 경우에는 압력에 의한 욕창 발생 위험도가 증가되게 됩니다. 척수손상환자의 경우에는 자율신경계 손상으로 인한 체온 조절 능력 이상으로 욕창 발생의 위험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특히 요즘 코로나에 감염되어 격리되는 경우, 적절한 체위변경을 받지 못하면서 열이 나는 경우가 많아 코로나 병동에 다녀오신 환자분들이 욕창이 발생해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아 속이 상합니다.

 

5) 말초혈관질환과 흡연

  욕창 회복을 위해서는 적절한 혈류 공급이 필요하나, 당뇨, 흡연 등에 의한 말초혈관질환은 혈류 공급이 충분치 않아 욕창 발생의 위험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욕창 회복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흡연은 이에 더해 동맥 내 산소분압을 감소시켜 조직 내 산소 공급을 방해하기 때문에 욕창 회복의 속도를 더디게 합니다. (백해무익한 담배입니다.)

 

6) 근위축

  만성척수손상환자나 오랜 침상생활을 하고 있는 다양한 원인의 마비 환자들은 마비 부위의 근위추깅 진행되게 됩니다. 특히 앉은 자세나 누워있는 자세에서 돌출되는 뼈 부위의 근위축은 압력을 막아주는 쿠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욕창 발생의 위험이 증가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재활의학과 의사들은 환자가 입원했을 때 욕창이 잘 생기는 부위의 뼈가 툭 튀어나와 보이거나 너무 말라 피부 바로 밑으로 뼈가 보이는 경우 욕창 발생에 특히 주의를 기울이고, 예방적으로 폼 제제를 대놓는 등 더 신경을 쓰게 됩니다.

 

 

  지금까지 욕창의 정의와 욕창이 발생하는 원인, 욕창 발생에 기여하는 요인들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어디 검색해 보아도 제대로 설명되어 있지 않고, 보호자 분들이 이해하기에 적절하지 못한 자료들이 다수 보여 나중에 보호자 교육 자료료도 쓸 생각으로 비교적 쉽고 자세하게 풀어서 설명을 해 보았는데, 궁금하신 점이나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이 있으면 댓글 남겨주시면 더 상세히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파일이 2019년 National Pressure Injury Advisory Panel 에서 발표한 가장 최신 욕창 관련 가이드라인 입니다. 다음 가이드라인은 2024년에 발표 예정이라고 합니다. 영어로 된 파일이기는 하나 원하시는 분은 다운로드 해서 한 번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Quick_Reference_Guide-10Mar2019.pdf
0.67MB

 

  다음 글에서는 욕창이 잘 생기는 부위, 욕창의 단계 구별법 및 단계별 특징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욕창 이야기 -2 (욕창이 잘 생기는 부위, 욕창의 단계)

 

욕창 이야기 -2 (욕창이 잘 생기는 부위, 욕창의 단계)

안녕하세요! 닥터 스피드입니다. **처음에 올렸던 '욕창 이야기-2'가 욕창 사진 때문에 청소년 유해 게시물로 분류되어 사라져버렸습니다ㅜㅜ 그래서 다시 쓰는 이번 글에서는 사진은 빼고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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