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닥터스피드입니다.
오늘은 그동안 시간 관계상 보호자분들에게 자세하게 설명해드리지 못해서 아쉬웠던 연하검사 및 그 결과에 따른 해석에 대해서 써보려고 합니다.
연하장애가 발생한 경우, 또는 흡인성 폐렴이 발생한 경우 흔히 '콧줄'이라고 부르는 Nasogastric tube(NG tube)를 통한 식이를 처방하게 되는데, 보호자분들이 보시기에 이것이 정말 마음이 안좋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빨리 입으로 식사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에 연하 검사를 요청하시거나 연하 검사 후 "그래도 어떻게 입으로 식사가 안되실까요?" 라고 문의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쁜 일정 때문에 한분 한분 자세하게 설명드리지 못해서 언젠가 시간을 내서 관련 글을 써보려고 계속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한번 써보겠습니다.
우선 제가 재활의학과 한글 교과서 연하장애 파트를 정리해 놓은 글이 있어 혹시 연하장애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알고 싶으신 분들은 그 글을 먼저 보고 이 글을 읽으시면 더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2022.06.23 - [분류 전체보기] - [재활의학과 교과서 공부]연하 장애(삼킴 장애, Dysphagia)-1
2022.06.25 - [분류 전체보기] - [재활의학과 교과서 공부]연하 장애(삼킴 장애, Dysphagia)-2
연하 장애란?
연하는 음식물을 입으로 먹은 후 구강과 인두, 그리고 식도를 거쳐 위장까지 보내는 일련의 과정을 말합니다.
음식물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위장까지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연하기능을 조절하는 중추신경계와 뇌신경, 그리고 두경부에 있는 많은 근육들이 조화롭게 역할을 수행해야 하죠. 연하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 영양결핍이나 탈수 증상을 초래할 수 있고,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는 경우 흡인성 폐렴이나 질식을 일으켜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또한 먹고 마시는 즐거움을 잃어버림으로 인해 초래되는 심리적, 정신적인 상실감과 일상생활에서의 영향은 엄청납니다.
흔히 연하검사가 의뢰되는 분들은 뇌손상이 확인되어 연하장애 발생 확률이 높은 분들이나 흡인성 폐렴이 의심되는 분들입니다. 간혹 파킨슨이나 근육병 같이 전신적인 근육의 작용에 문제가 생겨 연하 장애가 발생해 연하 검사가 의뢰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정상적인 연하 과정은 구강 준비기(Oral preparatory phase)→구강 운반기(Oral propulsive phase)→인두기(pharyngeal phase)→식도기(Esophageal phase)를 거쳐 이루어 집니다. 이 중 어느 한 과정에서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연하장애가 발생하게 됩니다.
연하 장애가 발생하면 무엇이 가장 큰 문제인가요?
연하 장애가 발생하게 되면,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문제는 바로 흡인성 폐렴입니다. 연하 과정에서 식도로 잘 넘어가야 하는 음식물들이 식도로 넘어가지 못하고 기도로 넘어가는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데, 이 경우 흡인성 폐렴이 높은 확률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도로 흡인이 발생하게 되면, 젊고 면역력이 좋은 환자분 같은 경우 흡인성 폐렴이 발생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이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을 통해 별다른 문제 없이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고령이시거나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환자분들 같은 경우 기도로 흡인이 발생할 경우 흡인성 폐렴이 발생할 확률이 아주 높고, 이 폐렴이 악화되어 사망에까지 이르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입으로 잘 식사를 하시던 분인데 그냥 입으로 식사 하시게 하면 안될까요?
연하 장애의 발생 원인은 뇌손상, 파킨슨병, 근육병, 노화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작은 뇌손상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연하 기능이 떨어진 경우, 전신적인 상태 약화로 인하여 일시적으로 연하 기능이 떨어진 경우는 재활치료 및 컨디션 회복을 통해 다시 연하 기능이 회복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뇌손상이 연하와 관련된 부분으로 크게 발생한 경우, 파킨슨병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 근육병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 등 비가역적으로 연하 기능의 저하가 발생하고 악화되고 있는 경우라면 연하 기능의 회복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전에 입으로 잘 드시던 분이 흡인성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하시거나, 자꾸 식사 하는 도중에 기침하시는 모습을 보인다거나, 사레 걸리는 모습을 보이시는 경우 연하 기능의 저하가 발생한 경우가 많습니다. 쉽게 말해 "병원에 내원한 이유가 있는 것"이지요. 이런 경우 연하 검사가 의뢰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 이유는 반복적인 흡인은 필연적으로 흡인성 폐렴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연하 검사를 통해 연하 장애가 확인되고, 음식물의 기도 확인이 되는 환자분에게 "지금까지 입으로 식사를 잘 하셨는데, 그냥 입으로 식사하게 해드리고 싶다." 는 보호자 분들의 말은 강하게 이야기 하자면 "이것 때문에 결국 돌아가시게 될 것을 나는 이해했지만, 그래도 입으로 식사하다 돌아가시게 해드리고 싶다." 정도로 의사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어떻게든 보호자분들을 설득해 연하검사 결과 음식물의 기도 확인이 되는 환자분들 및 보호자분들을 설득하려 하고, 요양병원에서 경구식이로의 전환을 위해 요구한다는 연하검사 결과지에 사실 그대로 적어드리지만 결국 보호자분들이 원하는 대로 하시다가 흡인성 폐렴으로 호흡기 내과로 입원하시는 것을 수없이 보게 됩니다.
보통의 경우 이렇게 한번 더 흡인성 폐렴으로 고생하시는 환자분들을 보면 마음이 참 안좋습니다.
왜 입으로 먹으면 안된다는 것인가요? 그걸 선생님이 어떻게 아시는거죠?
제가 근무하는 병원에서는 이 질문을 받지 않기 위해 보호자분들을 연하검사 과정을 같이 볼 수 있는 공간에서 실제로 음식물이 기도로 흡인되는 것을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위 사진은 정상적으로 연하기능이 보존된 환자분의 연하 검사 후 사진입니다. 잔여물이 확인되지 않습니다.
위 사진 같은 경우는 연하식이를 삼킨 이후 식도 안에 잔여물이 잔뜩 남아 있는 경우입니다. 이 잔여물들이 추후에 다시 기도로 넘어가기도 해 기도 흡인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가 보호자분들이 콧줄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을 때 가장 항의를 많이 하시는 케이스 입니다.
빨간 화살표를 보시면 기도 앞쪽으로 흡인된 음식물이 흘러내려가고 있는 것이 확인됩니다. 연하 보조제를 첨가하여 시행한 검사에서도 저런 사인이 보인다면, 아무리 연하 보조제를 첨가해 식사를 한다고 하여도 결국 기도 흡인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의사들은 콧줄로 식사를 계속 하셔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입으로 계속 식사를 하시면 결국 흡인성 폐렴으로 입원하시게 되실 것이 뻔히 보이기 때문이지요.
콧줄을 한 상태에서 검사하면 안되나요?
안됩니다.
콧줄, 흔히 NG tube 혹은 L-tube 라고 부르는 비위관을 삽입한 상태에서 연하검사를 하면 안되냐고 묻는 보호자분들이 많습니다. 콧줄을 제거하고 다시 넣는 과정이 환자에게 고통스럽기도 하고, 콧줄을 다시 넣는데 추가로 비용이 발생하는 등 다양한 이유로 보호자분들이 콧줄을 유지한 상태로 연하검사를 하면 안되는지를 문의하십니다.
콧줄을 삽입한 상태로 연하검사를 시행하게 되면, 코에서부터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이물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검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연하반응(Swallowing reflex)이 일어나지 못하게 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하검사를 시행 할 때는 반드시 콧줄을 제거한 상태에서 시행하여야 합니다.
오늘은 비교적 간단하게 연하검사 후 보호자 분들이 궁금해 하는 점들에 대해서 하나씩 알아보고 답을 드려 보았습니다. 혹시 더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댓글로 문의하시면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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