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욱 전 대구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 교수님의 필수의료 패키지 분석 - 결론
2024년 2월 1일, 보건복지부에서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발표
요즘 의사들의 사직으로 인해 아주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다만, 전공의들이 '파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직'을 하고 영영 '전공의' 과정을 그만두고 나오는 것이 낫다는 생각들을 하게 된 이유는 '의대생 2000명 증원' 보다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가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조병욱 전 대구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 교수님의 필수의료 패키지 분석'글이 의사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어 정리해 공유해보려 합니다.
의료진에 대해
늘어나는 의사수로 인해 상대적 선점의 이유로 개원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특히 필수 의료관련 분야에 대한 보호나 보상이 상급 의료기관에 치중되어 있으나 그 보상은 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피부미용성형분야로 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최소한 필수의료가 아닌 비필수의료 분야로 종사하는 의사의 수가 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교수님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사법적 보호대책이 매우 미흡하기 때문에, 아무리 지원책이나 보상책을 마련한다고 하여도 Vital(정부에서 말하는 필수과) 관련 의료는 더욱 기피하게 될 것이고, 그에 따라 현재의 필수의료 악순환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클 것입니다.
즉, 정부가 원하는 중증질환 중심의 필수의료 종사자의 증가는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어쩔수 없이 필수의료 관련과를 전공하였다 하여도 중증질환 진료에 종사는 기피하는 것은 유지되거나 심화되어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의 공동화 현상은 더욱 극심해질 것입니다.
결국 이 필수의료 패키지는 지금까지의 정부 정책이 보여준 대로 문제를 개선시키는 정책이 아닌 악화시키는 정책입니다.
의대생, 전공의에 대해
필수의료로의 낙수효과는 당연히 있을리 없고, 의학을 배우면 배울 수록 질병의 악화와 , 환자의 합병증, 사망은 의사로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설사 의대 입학당시 의지가 있었다 하더라도 면허를 취득할 때 쯤이면 당연히 깨우치게 됩니다. 지원 과 전망은 현재와 크게 달라지지 않거나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며
개원 면허제도의 도입으로 인해 인턴수련까지는 하더라도 레지던트 수련은 받지 않는 전문의 포기 인원은 더욱 늘어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합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지금까지는 빅5병원으로의 인턴지원이 집중되었던 것에 반해 인턴수련시 업무 강도가 덜한 2차병원이나 지방병원으로 이동하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차피 전문의 취득을 하지 않을 거라면 차라리 업무강도가 덜한 곳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의대 정원 증원으로 각급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TO를 매우 늘리겠지만 인턴을 제외하고는 그 정원을 채우기는 일부 인기과를 제외하고는 더욱 힘들어질 전망입니다. 낙수효과는 없습니다. 요즘 MZ세대는 똑똑합니다.
필수의료 패키지 총 정리
마지막으로 이번 필수의료 패키지 발표에서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추진될 정책들을 되짚어 보겠습니다.
1) 인턴제 개선
2) 병원 내 의료 인력 업무범위 개선
3) 의사면허관리 제도
4) 2차병원 전문병원 제도 개편
5) 지역필수의사제
6) 지역의료 재정투자 - 지역의료발전기금
7) 의료인 형사처벌시 과실치사상죄 형의 감면
8) 의료기관안전공제회 (의료사고배상공제조합)
9) 혼합진료 금지
10) 실손보험개선
11) 미용의료 시술자격 개선
위에 제시된 총 11개 정책을 모두 1년 안에 특위를 통해 추진하겠다는 것이 보건복지부의 복안입니다. 이중 대통령령 개정으로 가능한 정책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법을 개정하거나 신설해야하는 정책들인데 4월 총선에서 여당이 이러한 정책들을 추진할 동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5년전 문재인케어 발표 당시에는 최소한 어느정도의 정책 실현가능성과 추진 준비가 되어 있는 정책을 들고 나와 갑론을박이 가능했으나, 이번 정책 패키지는 정책에 대한 영향을 전혀 예측조차 하지 않고 제시되었습니다. 그래서 같은 정책을 두고도 의사들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 환자단체, 시민단체 모두가 반대하는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정책 패키지는 의대정원 증원을 참으로 만들기 위해 억지로 구색을 맞추어 넣은 쓰레기통이다. 쓰레기통으로 거짓을 참이라고 속이려니 무리수가 따른다.
그냥 총선 승리를 위해 의대정원 증원이 필요합니다.
그 말을 못해 아예 대한민국 필수의료를 없애 버렸다.
여기까지가 조병욱 교수님의 필수의료 패키지 분석 글이었습니다.
정부는 요즘 전공의들 사직 관련 발표들을 하면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관련 내용은 거의 이야기 하지 않고,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대하여 의사들이 사직한다고 밥그릇 싸움으로 몰고 가려는 것 같습니다.
의대 정원 증원이 전면 백지화 되더라도, 거의 모든 필수의료과 전공의들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가 시행되는 한 전공의 수련을 포기하고 미용 의사로 살아가는 것을 택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의사들의 중론입니다.
부디, 전세계에서 가장 좋기로 소문난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을 이대로 망가뜨리는 그런 결과로 끝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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