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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비교한 OECD 평균 의료, 어떤 모습일까요?(feat.지식의칼)

닥터스피드 2024. 3. 10.

OECD 통계 자료, 전체적으로 제대로 살펴 보고 이야기 해봅시다.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가 불러일으킨 '의료 대란'이 현재 뜨거운 이슈입니다. 정부에서는 'OECD 통계', 'OECD 평균'을 근거로 가져와 강행하고 있고, 의사들은 이에 반발하며 대규모 사직을 하고 병원을 나와 현재 쉬고 있는 중입니다. 기사로 많이들 보셨겠지만, 현재 전국적으로 수많은 공중보건의사들이 3월 11일부터 빅5 및 대학 병원들로 차출될 예정이고 조만간 2차 차출이 있을 예정이라는 기사가 조금씩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차출 대상에서는 빠졌지만, 조만간 저도 차출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던 와중 '지식의 칼'님의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영상을 보고 OECD 홈페이지에 직접 들어가서 통계 자료들을 살펴보고 정리해서 알려드리는 글을 적어보는게 좋겠다는 생각에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OECD 통계 분석
OECD 통계 분석

 

한국 의사수 증가의 OECD 비교 결과는?

요즘 한국에서는 OECD 평균을 비교하는 토론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의사수 증가를 통해 OECD 평균 수치에 맞출 필요성을 강조하며, '의대 증원'을 정부에서는 외치고 있지만, 실제 통계 전체를 살펴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국은 의사 수만 놓고 보면 OECD 평균 의사 숫자에 비해 그 숫자가 적지만, 의사 증가율은 OECD 평균을 크게 상회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OECD 평균에 비해 부족한 의사 수
OECD 평균보다 훨씬 높은 의사 수 증가율을 보이는 통계
OECD 평균보다 훨씬 높은 의사 수 증가율을 보이는 통계

이게 무슨 말이냐면, 가만히 유지만 하고 있어도 한국의 의사 숫자는 정부가 그토록 원하는 'OECD 평균 의사 수'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만약 지금처럼 매년 2000명의 의사를 더 많이 뽑아 현재의 3058명에서 5058명씩 의사가 나오는 구조로 가게 되면, 빠른 시일 내에 'OECD 평균 의사 수'를 뛰어 넘어 '나라가 모든 돈을 지원하여 의사를 만드는 의사가 공무원인 나라'의 의사 수에 가까워 질 것입니다.

 

한국과 OECD의 의사 비율 비교

한국은 대다수의 나라와 비교해 전문의 비율이 높아서 한국에서 전문의를 만나기 쉽고 의료 서비스의 범위가 넓은 모습을 보입니다. 
일반의(GP) 비율은 OECD에서 가장 낮고, 대부분의 의사가 전문의이기 때문에 전문의 진료를 보기가 쉽습니다.
전문의 비율이 낮은 나라의 경우, 우선 일반의에게 진료를 받고 진료 의뢰서를 받아야만 전문의 진료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진료 대기시간이 많이 길어지게 됩니다.
전문의/일반의 비율을 보여주는 통계
전문의/일반의 비율을 보여주는 통계
 
 

한국 의료체계의 대기 시간 문제는?

한국 의료체계에서 대기 시간 문제에 대해서 통계를 한 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본인이 '빅5 교수님'에게만 진료와 수술을 받겠다고 자발적으로 기다림을 선택하는 것을 제외하고, OECD의 시각에서 본 한국의 진료 대기 시간을 살펴보면 재밌습니다.

OECD 자료에서 한국의 의료 대기 시간을 찾아보면 다 빠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한국에 대해서는 분석 자체를 하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대기 시간이 없어서 정책 목표를 강조할게 없기 때문입니다. 

국가별 백내장 수술 대기 시간(한국은 0일)
국가별 백내장 수술 대기 시간(한국은 0일)

국가별 의료 대기 시간을 분석할 때 가장 흔하게 쓰이는 비교 기준이 elective surgery, 생명을 위해서 당장 해야 되는 수술이 아닌 좀 기다려도 되는 수술 선택적으로 하는 수술, 백내장, 고관절 치환술, 인공 슬관절 수술을 분석하는데 왼쪽 그래프를 보시면 OECD 평균 백내장 수술을 위해 3개월 이상 대기해야 하는 사람의 비율이 42%입니다. 한국은 통계상 0일입니다.

고관절 치환술 수술 대기 시간(한국은 길어야 7일)
고관절 치환술 수술 대기 시간
여기서도 왼쪽 그래프를 보시면, OECD 평균 58%의 환자가 3개월 이상 기다렸고, 대기 중간치는 110일입니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 대기 시간
왼쪽 그래프를 보시면 여기서도 인공슬관절 수술 환자의 67%가 3개월 이상 기다렸고 대기 중간치 140일입니다.
 
국가별 비교에서 의료 대기 시간이 짧은 한국, 다른 국가들은 몇 주에서 몇 개월 대기 시간이 필요한 반면 한국은 대부분 본인이 특정 병원의 교수님에게 진료를 받으려고 고집하는게 아니라면 당일 치료 가능합니다.
 
 

한국 의료 분포의 특징은?

지역별 의사 분포 OECD 차트
지역별 의사 분포 OECD 차트

위 그래프는 나라의 각 지역에 의사 밀도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보여주는 그래프입니다.

의사들이 전국에 골고루 잘 퍼져있으면, 점들이 한군데 모여있고, 의사들이 몰려 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의사 수가 적은)지역이 많으면, 점들이 퍼져있는 모습을 보입니다.

우리는 지방에 의사가 얼마 없다는 말만 듣고 살았는데, 위 그림을 보시면, OECD 국가들 중에서 점들이 가장 한군데에 몰려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의사 분포에서 격차가 작아 의사의 지역별 분포가 가장 고른 나라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한국 의료의 문제와 OECD 비교는?

 

충분한 시간을 들여 환자를 진료한 비율
충분한 시간을 들여 환자를 진료한 비율

 

  우리는 언제나 한국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들여 진료하지 않는다는 말을 합니다. 정부도, 언론도 언제나 그런 말을 하는 것을 우리는 언제나 봅니다. 그러나, 정작 OECD에서 환자들에게 환자 경험을 조사한 것을 통계 낸 위 그래프를 보시면, OECD 평균 수준으로 환자들이 '의사들이 충분한 시간을 들여 환자들을 진료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도 이 항목을 보면서 좀 의외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OECD 통계는 의사들이 내는 것이 아니란 것, 다들 아시죠?)
 

의사가 적다고 난리인데, 정말 적은 것일까?

  OECD 평균 의사 수에 비해 의사 수가 적다고 지금 의사를 늘려야 한다고 난리인데, 정작 통계를 보면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의사를 자주 만나고 의료기관을 자주 방문하는 특징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환자 1명이 1년에 의사 진료를 받는 횟수
환자 1명이 1년에 의사 진료를 받는 횟수
보건복지부에서 정리한 OECD 통계 수치
보건복지부에서 정리한 OECD 통계 수치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인당 연간 진료 건수는 15.75회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고, 압도적 1등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려 OECD 평균의 2.6배 입니다. 이것은 그만큼 한국의 의료 접근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의료 접근성과 관련된 수치들
의료 접근성과 관련된 수치들

  의료 접근성과 관련된 다른 수치들도 한 번 보겠습니다. 한국은 100%의 인구가 의료 서비스의 커버를 받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본인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의료 접근성에 만족하는 인구가 OECD 평균보다 훨씬 더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 의료 시스템 문제는?

의사 1명이 1년에 보는 환자 수
  한국의 의사 인당 연간 대면 진료건수는 OECD 평균의 3.4배로 매우 높습니다.(압도적 전 세계 1등) 
한국의 총 병상 수
한국의 총 병상 수
한국의 총 병상 숫자는 OECD 1위로 1천 명당 12.8대로 확인됩니다. 원래 2등이었으나, 2021년 기준으로 일본을 이기는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국의 의사들이 많은 환자들을 진료하고, 한국의 병상수가 OECD 평균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바로 낮은 수가 때문입니다. 수가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또 너무 긴 이야기가 되기 때문에 이번 글에서 수가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겠습니다.
 
 

한국 의사들이 환자 진료를 너무 많이 해서 질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

각 국가의 보건의료 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기대 수명, 회피가능 사망률, 영아 사망률이 주로 사용됩니다.

1. 기대 수명

기대 수명은 OECD 통계에서 평균과 확실하게 차이가 나는 최상위 그룹에 속한다.
기대 수명은 OECD 통계에서 평균과 확실하게 차이가 나는 최상위 그룹에 속한다.

  위 그래프를 보시면, 한국의 기대 수명이 OECD 평균에 비해 확실히 긴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회피가능 사망률, 영아사망률

회피 가능 사망율/치료 가능한 이유로 인한 사망률
예방 가능 사망율/치료 가능한 이유로 인한 사망률

위 통계 자료는 예방 가능 사망률과 치료 가능한 이유로 인한 사망률을 정리한 그래프입니다. 무슨 의미인지는 이름만 봐도 파악이 가능하시죠? 이 사망률이 낮다는 것은 의료의 질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은 OECD 평균에 비해 이 항목에서 압도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보여줍니다.

  예방가능사망률 및 치료가능 사망률을 묶어서 회피가능사망률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회피가능 사망률 역시 한국이 OECD 평균에 비해 훨씬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하나의 중요한 보건의료 지표인 영아사망률 역시 OECD 평균보다 훨씬 낮고, 최상위 그룹에 속해있는 것이 확인됩니다. 한국보다 영아사망률이 낮은 나라들은 대부분 우리나라보다도 인구 수가 적은 소국들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국에서 암 1기 진단을 받으면, 치료 받을때 쯤 암 4기가 되거나 치료 받기 전에 사망하기도 한다는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한국은 암 진단 이후 빠르게 치료로 이어지기 때문에, 암에 의한 사망률이 OECD 평균에 비해 확연히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쯤 되면, 한국의 의료 질이 OECD 평균에 비해 아주 좋다는것을 알 수 있겠죠? 의사들이 너무 많은 환자들을 진료해서 의료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닐지 걱정했는데, 다행입니다!

 

지식의칼님이 OECD 통계 분석을 쭉 진행하고 나서 한 말이 아주 인상깊어 인용해 보겠습니다.

 

"한국은 의료에 있어서는 OECD에서 가장 훌륭한 나라에요. OECD 평균을 따라가야 한다고 주장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는 나라입니다. 우리나라가 OECD 평균을 따라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교 1등짜리가 반에서 26등짜리가 듣는 인강을 안들어서 성적이 더 좋아지지 않는다고 이야기 하며, 돈과 시간을 써서 반에서 26등짜리가 하는 공부 방법을 따라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저는 판단은 하지 않고, 단순하게 OECD 통계만을 분석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왜 의사 수를 늘려야 하는지, 왜 지금 시스템을 이렇게 바꿔야 하는지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지식의 칼 영상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qG9t8JvbmYo

 

OECD 통계 확인해 볼 수 있는 곳:
https://www.oecd-ilibrary.org/social-issues-migration-health/health-at-a-glance-2023_7a7afb35-en

 

Health at a Glance 2023

Health at a Glance provides a comprehensive set of indicators on population health and health system performance across OECD members and key emerging economies. These cover health status, risk factors for health, access to and quality of healthcare,...

www.oecd-ilibrary.org

https://www.mohw.go.kr/board.es?mid=a10107010100&bid=0037&act=view&list_no=378202&tag=&cg_code=&list_depth=1

 

OECD Health Statistics 2023 소책자 < 사전정보공표 < 사전정보공표 < 사전정보공표 < 정보공개 : 보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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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두가지 통계는 2023년 OECD가 발표한 통계 자료지만 서로 다른 자료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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