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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공중보건의사

공중보건의사 제도의 몰락(Feat. 현역입대, USMLE)

by 닥터스피드 2024. 3. 20.

공중보건의사 제도의 몰락

 

공중보건의사 제도의 몰락
공중보건의사 제도의 몰락

 

최근 교보문고에서 확인되는 소식 하나가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바로 '미국 의사 국가고시(USMLE) 대비 서적'이 과학기술 분야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는 겁니다. 이런 현상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신호인데요,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 미국으로의 대이동을 꿈꾸는 움직임이 확연히 늘어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거든요.

지금 교보문고에서 확인되는 '미국 의사 국가고시 대비 서적' 정보
지금 교보문고에서 확인되는 '미국 의사 국가고시 대비 서적' 정보


이와 별개로, 최근 기사들을 살펴보면 의대생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어요. 많은 의대생들이 대거 현역으로 군대에 입대하려는 움직임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공중보건의사의 숫자가 점점 줄어들며, '공중보건의사 소멸'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걸 시사하죠.

의대생 현역 입대 의향 강화
의대생 현역 입대 의향 강화

 

공중보건의사 수 변화

신규 공보의 숫자 변화
신규 공보의 숫자 변화. 출처:그동안 공문 종합.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위 그래프는 신규 공중보건의사들의 수를 2015년부터 2023년까지 나타낸 표 입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2024년 신규 공중보건의사의 수가 255명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최근 3년간의 추이만 본다면, 511명→450명 →255명 입니다.

2024년 신규 전문의 공보의는 36명에 불과하다.
2024년 신규 전문의 공보의는 36명에 불과하다.

심지어 올해 신규 전문의 숫자는 36명에 불과합니다.

전국의 수 많은 섬들 중, 전문의가 파견되어야 하는 섬들도 다 못채울 정도입니다.

 

당장 올해부터 '직권배치'로 모든 전문의 공중보건의사들이 섬으로 끌려갈 수도 있고, 아니면 수련을 받은 적 없는 일반의들로 매년 수십건 환자 이송을 해야하고 응급 상황이 종종 발생하는 섬으로 가야 할 수도 있다고 공중보건의사들이 걱정하고 있는 실정입니다.(그와중에 몇백명씩 차출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공중보건의사의 수가 빠르게 주는 것일까?

1. 공보의로 군대를 해결하는 것에 대한 디메리트 증가

지금 현재 현역으로 군대를 가면, 18개월이면 군역을 모두 마칠 수 있습니다. 반면에, 공중보건의사로 가게 되면 37개월을 근무해야 합니다.

공중보건의사로 가는 것이 그나마 메리트가 있었던 이유가 '36개월간의 굉장히 편한 업무량', '현역 입대와 비교하여 길기는 하지만 감수할 만한 기간 차이' 정도 였을텐데 이 두가지 모두 현재 사라진 상태입니다.

 

  • 1970년대, 현역이 36개월 복무하던 시절 38개월로 시작된 공중보건의사 복무기간은 현역 입대 복무 기간이 점차 줄어감에도 50년 넘게 유지되고 있어 현역 입대와의 기간 차이가 2배 이상 나게 되었습니다.
  • 2024년 병장 월급이 200만원을 돌파함에 따라, 군의관 혹은 공중보건의사로 군대를 가는 것과 월급 차이가 별로 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 사실 또한 군의관/공중보건의사를 기피하는데 영향을 줬습니다.
  • 공중보건의사의 숫자가 급감함에 따라, 현재 공중보건의사 한명이 2,3개의 지소를 순회진료 하는 것은 자주 확인되고 있는 상태이며, 몇몇 지역에서는 지소를 4개씩 담당하며 순회진료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거기다 이번에 정부에서 대형병원으로 마구 차출하는 모습까지 보여지면서, 공중보건의사로 군대를 해결하는 것에 대한 강한 불안감이 의사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습니다.

 

2. 현역 입대에 대한 선호도 상승

현재 현역으로 입대하면, 군의관/공중보건 의사로 군대를 해결하는 것 보다 절반도 안되는 기간에 군역을 해결할 수 있다는 압도적 장점이 있습니다.

의대생/의사들이 현역으로 입대하는 것을 꺼리게 만들었던 이유들(너무 적은 월급, 군의관/공중보건의사에 비해 힘든 군대 생활, 휴대폰 사용 불가 등) 중 상당수가 해결이 되었기 때문에 현역 입대를 망설일 이유가 더 사라졌습니다.

 

3. 군대를 대신하는 것이기 때문에 군의관부터 채운 뒤 남는 인원들이 공중보건의사로 배정된다.

기본적으로 군의관/공중보건의사는 현역 입대를 대신해 군역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존재하는 제도입니다.

따라서 인원 배분에 있어 우선 군대에서 필요로 하는 인원을 채우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무사관 후보생'중 우선 군대에서 필요로 하는 인원들이 군의관이 되고, 나머지 인원들이 '공중보건의사'로 배정되는 시스템입니다.

안그래도 '의무사관 후보생'이 감소하는 와중에, 군의관 수를 채운 이후 공중보건의사로 배정시키기 때문에 더더욱 '공중보건의사' 수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위태롭던 공중보건의사 제도에 결정타를 날린 정부

그런데 왜 갑자기 많은 의사와 의대생들이 해외 진출이나 군 입대를 택하고 있는 걸까요? 많은 의사들은 이 현상의 배경에 정부 정책과 국민들의 반응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더 이상 한국에서 의사로서의 길을 걷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거죠.

이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건, 많은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들이 한국에서의 의사 생활에 대해 불확실함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미 한국에서는 '의사-환자간 신뢰관계'는 무너져 버렸다고 보는게 맞아요. 이것은 그동안 오랫동안 쌓아온 무형적 가치이기 때문에 이미 무너져버린 '의사-환자간 신뢰관계'는 돈을 아무리 투자해도 회복할 수 없어요.

이들은 진심으로 의사로써 일할 수 있는 더 나은 기회와 안정적인 미래를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거라고 보는게 맞습니다. 그리고 이런 결정 뒤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어요.

첫째, 한국 내에서 의사들이 겪는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엄청나다는 거예요. 의사들은 밤낮으로 일하며, 언제나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곤 해요. 이런 환경 속에서 심지어 국민들은 의사들을 악마화 하고, '무과실 배상주의', '전세계적으로 압도적으로 높은 소송 비율'까지 의사들을 기다리고 있으니 많은 의사들이 자신의 노력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죠.


둘째, 정부가 나서서 '의사들의 기대소득을 떨어뜨기리 위한 정책'을 4년 주기로 펼치고 있고, '의사'를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만만한 타겟'으로 보고 정치권에서 주기적으로 의사들을 공격하고 있어요. 개인은 정부를 이기기 어렵고, 압박감을 심하게 느끼기 마련인데, 앞으로 한국에서 의사를 계속 한다면 주기적으로 이런 엄청난 스트레스를 겪어야 할거라는 생각이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어요.

셋째, 미국 의사 국가고시(USMLE) 대비 서적의 판매량이 급증한 건, 미국에서 의사로 일할 기회를 모색하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보여줘요. 미국에서 의사로 일하기 위해선 이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환경과 기회를 찾고 있다는 의미예요. 

또한, 일본 의사 국가고시(JMLE)를 대비하는 의사들도 큰폭으로 늘었어요.

 

넷째, 의대생들 사이에서 현역으로 군대에 입대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는 건, 짧은 군역 해결을 통해 빠르게 한국을 탈출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할 수 있어요.

 

 

생각해 보아야 하는 문제들

이러한 상황들은 의료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만들어 낼거에요.. 많은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한국 의료계에도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돼요.

이렇게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이들의 결정 뒤에는, 단순히 개인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와 의료 시스템 전반에 대한 깊은 고민과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메시지도 담겨 있어요. 이를 통해 우리 모두가 더 나은 의료 환경과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해야 할 때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몇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져보아야 합니다. 우리 사회와 의료 시스템은 왜 이렇게 많은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들로 하여금 해외로 눈을 돌리게 하거나 군 입대를 선택하게 만드는 걸까요? 또한, 이런 현상이 우리의 공중보건과 의료 서비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첫째, 의료계 내의 압박과 스트레스는 분명히 큰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의료 시스템과 정책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의사들이 자신의 직업에 대해 더 긍정적이고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해요. 이는 단지 급여 인상이나 업무 시간 조정을 넘어서, 의사들의 전문성과 헌신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을 포함해야 합니다.

둘째, 공중보건의사의 감소와 관련하여, 이는 단순히 의료 인력의 수적 문제를 넘어서는 문제입니다. 공중보건의사는 특히 의료 취약 지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감소는 결국 그 지역 주민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가 됩니다. 따라서 정부와 사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셋째, 우리는 의대생들과 젊은 의사들이 왜 해외로 눈을 돌리거나 군 입대를 선택하는지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의 결정이 단지 개인적인 욕구에 의한 것만이 아니라, 현재의 의료 환경과 시스템, 교육 과정에서의 문제점들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상황은 우리 사회 전체가 직면한 과제입니다. 의료계뿐만 아니라 정부, 교육 기관, 그리고 사회 전반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더 나은 의료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때, 비로소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들이 꿈과 희망을 가지고 자신의 직업을 선택하게 될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 모두가 현재 의료계가 직면한 문제를 더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변화의 시작점으로 삼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혹은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꼭 공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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